‘생각의좌표’를 읽고

  좌표라는 뜻을 어렴풋하게는 알지만 정확한 의미를 알고 싶어서 인터넷에서 검색해보았다 .좌표는 ‘사물이 처하여 있는 위치나 형편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라고 한다. 생각의 좌표는 고로 생각이 처하여 있는 위치나 형편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라고 보면 되는 것일까?

  나는 사람마다 생김새가 다르듯이 생각도 다 다르다고 생각해왔다. 그런데 홍세화님의 ‘생각의 좌표’를 읽어보면 사람의 생각을 공통적으로 똑같게 만드는 우리사회의 기제가 있어왔구나 하는 것을 의식하게 된다. 나는 물론 모든 사람들이 잘 살기를 원하는 것은 공통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우리사회에서 잘 사는 것은 돈과 아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는 것을 부인할 사람은 많지 않을 것 같다. 잘사는 것과 돈의 관계 비례성을 부인할 사람이 많지 않다는 현실자체가 우리사회의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처해 있는 위치를 나타내는 것이라 본다. 생각의 좌표를 움직이는 것은 ‘돈’ 즉 ‘자본’이 되는 것이다.

  홍세화님의 ‘생각의 좌표’는 이렇게 우리사회가 극단적인 자본주의로 치닫는 것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며 현대 우리들의 생각을 지배해왔고, 지배하며, 지배해갈 자본주의의 문제점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것 같다.

  이 책에서는 다양한 소잿거리를 들어 이야기하는데 역시 화두는 우리의 교육현실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미래 우리사회를 이끌어갈 희망인 청소년과 젊은이들이 입시에 치이고 취업에 치어서 기를 못펴고 살아온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작가의 말처럼 학창시절부터 성적으로 서열이 메겨지고 사회에서도 연속적으로 이 서열이 이어지는 것은 커다란 문제이다. 지금 우리사회에서 교육하면 돈으로 이어진다. 공교육을 믿지 못하는 학부모들은 사교육에 매달리고 사교육은 엄청난 돈이 든다. 돈이 없는 아이들은 제대로 된 사교육을 받지 못하고 이것은 곧 좋은 대학에 입학하는 것을 힘들게 만들어 우리사회의 성공의 기본틀인 학벌을 제대로 형성하지 못하게 만드는 것이다. 

  프랑스에서 자녀들의 무상교육 혜택을 받아본 작가는 자신의 경험에 비추어서 우리사회의 문제점을 지적할 수 있는 적임자일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돈이 많든 적든 사회에서 책임지고 무상교육을 실시하는 프랑스의 사례는 우리현실에 보면 꿈만 같은 일인 것 같다. 프랑스에도 물론 사교육이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그것은 우리나라의 것과 비교할 바가 아니라고 본다. 사교육보다는 우선적으로 무상교육이 당연하다고 받아들이고 있는 프랑스 국민들의 의식은 우리의식과 차원이 다른 것이라 생각한다. 지금 우리가 사교육을 당연하다고 받아들이듯이 무상교육이 당연하다고 받아들인다면 얼마나 좋을까? 작가는 그런 무상교육을 주장하는 이들에 대한 우리들의 냉소적인 시선도 지적하며 그것은 자본주의 사회에 물들어 있는 우리들의 자화상이라고 이야기 하고 있는 듯하다.

  돈이 교육을 이야기하고, 정치를 이야기하고, 문화를 이야기하는 이런 현실에서 작가의 말처럼 생각의 좌표를 돈에서 우리 인간의 존엄성으로 돌려야 한다고 본다. 우리사회 다수가 생각의 좌표를 돈에 두고 있지만 인간의 존엄성에 두고 있는 소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앞서간 사람도 있고 지금 그것을 이어나가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그들의 노력이 있어 그래도 지금 이 이사회가 덜 춥게 느껴지는 것일 수도 있다는 작가의 말이 희망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또 그것은 우리 뒤를 이를 세대를 위한 희망을 이어가라는 작가의 무언의 메시지처럼 들리기도 한다. 그러기 위해서 작가가 이야기하는 분배에 대한 생각과 실천이라는 끝이 없는 숙제가 남은 것 같다.

** 좀더 생각하고 써야하는데 독서모임이 얼마 안남아서 짧은시간  끄적인 내용을 그냥 올립니다....^^' ㅎㅎ